한국당 원로 상임고문들 이회창, 반기문 보다 높은 기대감을 나타내.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2월 27일 오후 열린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새 당 대표로 선출된 황교안 전 총리가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합계 56선 원로들 "이회창보다 잘하겠다" 엄지척

"국민들, '반기문 걱정' 있었는데 기대 이상"

친박·비박 없애고 文정권과 맞서 싸워달라 당부

황교안 신임 한국당 대표가 3월 7일 서울 여의도에서 상임고문단 초청 오찬모임을 가졌다. 황 대표가 자유한국당에 입당한지 51일 차 되던 날이다. 모임에는 전직 국회의장과·부의장, 그리고 사무총장을 비롯해 한국당의 전신(前身) 정당이었던 민정당의 부총재와 원내총무, 그리고 정책위의장과 사무총장을 지낸 국회의원 원로들이 참석했다.

이날 한국당 '원로' 상임고문들은 입을 모아 이회창 신한국당 총재와 국무총리를 역임했던 이회창과 유엔사무총장을 지냈던 반기문 보다 낮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유흥수 전 주일대사와 김동욱 전 국회 재경위원장은 황 대표를 보고 이회창 총재보다 더 잘할 것 같다면서 4.3 재보궐 선거에 반드시 이겨달라고 당부했다. 이세기 전 민정당 원내총무 역시 신뢰가 간다며 총선에서 승리하여 집권까지 줄기차게 가달라고 말했다. 그런데 역시 모든 상임고문들의 한결같은 주문은 친박이니 비박이니 하는 계파싸움과 갈등을 해소하고 단합되고 통합된 모습을 보여 달라였다. 특히 김종하 전 국회부의장 목요상 전 한나라당 원내총무는 "친박·비박이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된다"면서 싸워서 이기는 정당이 되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나오연 전 국회 재경위원장은 "문재인 좌파정권은 북한이 핵을 폐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는데도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재개를 추진한다고 나서는 등 국민들을 속이고 있다"면서 노동임금 인상을 통한 소득주도성장을 채택해 경제도 망가뜨리고 있다. 국가가 총체적위기"라고 성토했다. 이에 황 대표는 자리에서 일어서서 머리를 깊이 숙여 일일이 감사의 뜻을 표하며 지속적인 조언과 격려를 부탁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입당 43일 만에 당대표로 선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냈던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지난 1월 15일 자유한국당에 입당한지 43일 만에 탄핵 불복, 5·18 비하 발언 등 당의 우경화 우려 속에 친박계와 비박계 대결로 치러진 당대표 선거에서 친박계 지지를 받아 6만8713표(50.0%)를 얻어 비박계 오세훈 후보(4만2653표·31.1%)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붕괴된 보수 진영 재건을 주도할 새로운 '리더'로 선출됐다. 탄핵 불복, 5·18 비하 발언 등 당의 우경화 우려 속에 친박계와 비박계 대결로 치러진 당대표 선거에서 유세 현장마다 열혈 '태극기 부대'의 환호를 몰고 다녔던 김진태 후보는 2만5924표(18.9%)를 얻는 데 그쳐 극우의 한계를 드러냈었다.

 

“문재인정권의 폭정에 맞서 국민과 나라를 지키는 치열한 전투를 시작할 것”

황교안 새 당대표가 선출된 최고위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광림, 김순례, 조경태, 황대표, 정미경, 신보라 최고위원.

황 신임 대표는 지난 2월 27일 당대표로 선출된 수락연설에서 "내년 총선 압승과 2022년 정권 교체를 향해 승리의 대장정을 출발하겠다."면서 "문재인정권의 폭정에 맞서 국민과 나라를 지키는 치열한 전투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또 "정책정당·민생정당·미래정당으로 한국당을 담대하게 바꿔 나가겠다."며 "혁신의 깃발을 더욱 높이 올리고, 자유 우파의 대통합을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부터 우리는 하나다. 한국당은 원팀"이라며 "우리가 다시 하나가 되면 못 해낼 일이 없다. 당과 나라를 위해 힘을 모아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최고위원의 경우 조경태(6만5천563표·24.2%), 정미경(4만6천282표·17.1%), 김순례(3만4천484표·12.7%), 김광림(3만3천794표·12.5%) 후보가 득표율 순으로 당선됐고, 45세 미만 후보 가운데서 뽑는 청년 최고위원에는 신보라 후보가 당선됐다. 이들은 모두 당원 선거인단과 일반 여론조사 결과에서 고르게 높은 지지를 얻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한 조경태 최고위원은 당원 선거인단(21.7%)과 여론조사(30.1%) 모두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윤재옥·윤영석 의원은 당원 선거인단으로부터는 각각 13.4%, 13.5%의 득표율을 얻어 당선된 김순례 의원(13.1%)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5∼6%대의 저조한 지지율로 최고위원 입성에 실패했다.

이번 전대에서 황 대표는 절반의 득표율(50.0%)을 달성했기 때문에, 일단 당원과 국민들로부터 보수·우파 정당을 이끌 새 리더임을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다. 황 대표는 이를 기반으로 해 대여투쟁과 2020년 총선승리를 향한 당 개혁 드라이브에 시동을 걸고 있다.

다만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37.7% 지지에 그쳐 낙선한 오 후보(50.2%)에게 12.5%포인트나 뒤졌다는 점은 황 대표로선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이로 인해 황 대표가 '당심'을 얻는 데는 성공했지만, '민심'을 충분히 얻는 데 실패해 당심과 민심의 격차를 좁혀나가야 한다는 점도 과제로 꼽힌다. 오 후보의 경우 이번 전대에서의 일반 국민 여론조사 결과가 중도우파·개혁보수 진영의 차기 리더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진태, 태극기 부대'의 표심에 힘입어 깜짝 선전

 

재선의원인 김 후보는 당초 전직 국무총리와 서울시장을 지낸 나머지 두 후보에 비해 인지도나 이력 등에서 뒤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의 열성 지지층인 '태극기 부대'의 표심에 힘입어 깜짝 선전했다는 지적이다. 김 후보는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자신이 태극기 집회를 이끌었다는 점과 함께 탄핵의 부당성, 최순실 태블릿PC의 조작 가능성 등을 거론했다.

김 후보는 비록 당권 도전에 실패했지만 최고위원 포진을 볼 때 새 지도부가 '강성 보수' 색채가 짙은 인물들로 구성됐다는 시각도 있다. 정부·여당에 대한 강력한 대여투쟁을 바라는 당원들의 표심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우선 황 대표는 중도 우파의 외연 확장을 강조한 오 후보에 비해 우파 성향이 강하며, 선거운동 기간 내내 문재인정부의 실정을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반면에 조경태 최고위원은 민주당에서 3선 의원을 지낸 뒤 새누리당(옛 한국당)으로 건너온 인물로, 민주당 내에서 문재인 당시 대표와 각을 세웠던 전투력을 당원들이 높이 산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있다.

검사 출신인 정미경 최고위원 역시 대여투쟁력을 브랜드로 내세웠고, 김광림 최고위원은 당내 경제통으로 정부의 경제 실정을 조목조목 비판해왔다. 또 김순례 최고위원은 이번 전대의 공식 선거운동 직전 불거진 '5·18 모독' 논란의 당사자이기도 하다. 김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5·18 유공자를 '괴물 집단'이라고 비하하는 등 극우·강경 발언으로 당 윤리위원회 징계 심사에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런 이력으로 극우 성향의 표심을 얻는 데 성공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 첫 시작은 김진태·김순례 의원 징계를 마무리하는 것

 

한편 여야 4당은 황교안 한국당 신임 대표를 향해 축하인사를 전하면서도 전당대회 기간 동안 논란이 됐던 5·18 망언 의원들의 징계를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축하 인사를 전하면서 "새롭게 선출된 지도부와 함께 한국당이 대한민국의 건전하고 합리적 보수를 대변하는 정당으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전당대회 기간 동안 논란이 됐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부정 발언을 언급하며 "탄핵 찬반에 대한 국민 갈등이 재연되지 않도록 민주정당으로서 국민 통합에 힘써 달라"면서 "국민통합의 첫 시작은 5·18 역사왜곡으로 민주주의와 헌법을 부정한 김진태·김순례 의원에 대한 징계를 마무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삼화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도 "5·18 망언 후보자들에 대한 징계, 3월 국회 개원과 선거제도 개편 협상, 민생과제 등을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며 "국민이 한국당의 새로운 지도부를 평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현 민주평화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축하인사를 전하면서도 "건전한 제1야당의 위상 정립을 촉구한다"며 "한국당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5·18 폄훼와 탄핵 부정 발언이 난무하더니 전당대회 당일까지도 얼룩졌다"면서 "건강한 보수정당의 출범을 바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신임 지도부는 국민들의 요구를 깊이 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황 대표는 실정법상 처벌은 피했지만 정치적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다"며 "이 모든 과오를 덮어두고 현실정치로 뛰어든 건 몰염치하다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황교안 새 대표가 함께 출마했던 오세훈(오른쪽), 김진태(왼쪽) 후보와 인사하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경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